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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3 촌티 코드가 뜨는 이유는? 2006-05-10 14151
신문사 : 메이저 일간지 실린날 : 2006년 5월 10일


일상생활에서는 꺼려지는 촌티는 없애야 할 대상 같다. 왠지 벗어나야 할 것 같은 촌티. 언제나 주변부에만 맴돌던 촌티가 대중문화의 흥행 코드의 중심에 들어섰다. 일면에서는 흥행 작품을 중심으로 한 후광효과에 기대어 유사 개별화된 콘텐츠들이 선보이는 것 일수도 있다. 하지만 촌티가 각광 받는 현상에는 분명 사람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우선, 영화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여검사는 흔히 이지적이고 도도한 도시 여성의 이미지다. 이를 깨고 <구세주>는 촌티 나는 여검사의 바람둥이 남편 인간 만들기를 그린 코믹 영화였다. <가문의 위기 : 가문의 영광2>에서 김원희는 촌티나는 이미지도 함께 버무려 여검사 역을 소화했다.

<나의 결혼 원정기>는 결혼을 하기 위해 우즈베키스탄으로 결혼 원정을 떠난다는 설정이었다. 촌티가 팍팍 나는 농촌 노총각 둘이 가방을 질끈 동여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200% 농촌 연기를 한 남자 배우들이 입은 옷은 몇 벌의 촌티 나는 점퍼와 작업복, 런닝셔츠 등이 거의 전부였다.

<너는 내 운명>도 결국에는 촌티 나는 감동의 사랑 이야기. 농촌 총각 황정민의 촌티연기는 여실했다. 이 영화의 여주인공 전도연은 이미 <인어공주>에서, 꽃무늬 빨강 원피스 '촌티패션'를 보여! 주어 ‘촌티패션의 베스트드레서’로 회자된 바 있다.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는 각각 나덕칠, 설칠, 미칠, 종칠(별명은 땡칠)로 이름을 통해서도 이미 그 촌티를 알 수 있다.

촌티 이름의 전성시대다. 영화를 예로 들면 금자, 말순, 그리고 광식이와 광태, 영화와 드라마에서 높은 인기를 얻었던 주인공들의 이름들. 또한 흡혈형사 나도열로부터 시작해 마이캡틴 김대출, 맨발의 기봉이, 그리고 공필두에 이르기까지 모두 촌티나는 이름이다.

개념적으로 정리할 때 촌티는 ‘시골티가 난다. 촌스러운 태도나 기색’을 말한다. 이는 시골스러운 것을 모두 포함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고 대중문화에서는 공동체, 산간벽지와 농촌의 정서를 나타내는 것뿐만 아니라 지나간 문화적 취향을 선호하는 모든 사고와 행동을 이른다.

문화 변동론에서 문화지체라는 표현을 쓴다. 다른 문화가 진전되어 가는데 그것에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을 이른다. 촌티는 바로 이러한 문화지체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반드시 문화는 진보되는 것도 발전의 관점으로만 볼 수는 없다.

사람의 흔적과 기억이 머무는 모든 것이 소중한 문화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촌티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는 다른 사람들을 폄하하고 자신들을 우월한 이들로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이 말을 사용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촌티난다”는 말을 매우 싫어하는지 모른다. 최근 결혼정보업체 온리-유가 전국의 결혼 적령기 미혼 남녀 572명(남녀 각 286명)을 대상으로 전자 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결혼식 때 가장 걱정되는 사항’에 대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성은 ‘하객 앞 촌스런 모습 보일까봐’(37.8%)였다.

사회적 의미를 따져 보자면, 촌티라는 딱지는 자본주의 상품구조와 광고의 사회학과 맞물려 있는 문제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촌티는 공공의 적이 된다. 촌티를 벗기 위해 끊임없이 세련된 상품을 사도록 부추기기 때문이다. 새 옷, 액세서리, 화장품, 헤어스타일…. 이는 끊임없는 소비를 부추기도록 하는데 그것에는 자신의 개성이나 선택의 여지는 좁기만 하다. 이는 문화적으로도 획일화와 주체의 상실을 의미한다.

왜 이렇게 촌티가 각광 받는 것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대중문화의 여주인공들은 왜 이러한 촌티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일까? 전에는 촌티나는 역할은 오히려 자신의 연예, 연기 생명력을 단축시키는 것이었다. 더구나 대중문화에서는 항상 아름답고 고귀한 젊은 미모의 여성만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한 이론이었는데 말이다.

촌티 코드가 왜 유행할까? 정답은 없지만, 일단 촌티는 누구나 공감할만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과거의 문화지층이기 때문에 세대 공감이 클 수 있다. 또한 사람은 심리적으로 자신보다 못한 사람에게서 편안함을 느끼는 심리가 있다. 이것을 연예인들이 보여주면 호감과 인간적인 친밀감이 상승한다. 인간적인 매력이 인기를 상승시킨다고 할 때 더욱 그러하다.

복고주의는 모호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서 해방하고자 하는 심리의 반영이라고 한다. 이런 차원에서 촌티를 볼 수도 있는 한편, 촌티는 당당한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의미한다. 여성과 결합된 것을 볼 때 ‘당당녀 신드롬’과 맞물려 있는 것이다. 남이 무엇이라고 해도 “나는 나”라는 것이다. 또한 유행과 첨단이라는 강박심리에 대한 탈출 욕구, 저항적 심리가 반영된 점도 있다.

하지만, 우려할 점도 있다. 드라마에서는 촌티는 한때의 것이라면서 결말에는 촌티를 벗어버리는 여자 주인공들이 드라마에 집중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신데렐라 캐릭터의 변종들이다. 이럴 때 촌티는 그야말로 눈요깃거리인 측면이 많다. 한편 무리하게 촌티를 전면에 내세우면 역효과가 난다. 자연스러운 촌티가 중요하다. 촌티 그 자체보다는 작품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웃음과 감동을 자아내기 위한 남발은 오히려 희화화의 효과만을 낳을 수 있을 것이다. 현실을 도외시하고 편견 고정시킨다. 최근 강원도의 여성을 많은 작품들이 아름답고 순수하게만 그리고 있으며 획일적인 에피소드, 인물형, 대사들, 비슷한 전개 구조를 보이기 일쑤이다.

촌티가 호응을 얻은 이유는 그만큼 각박하고 전망이 불투명한 도시중심생활에서 비롯하는 면이 크다. 가식과 허위, 연출의 사회에 대한 염증이나 저항심리의 작용일수도 있다. 이는 거꾸로 개인보다는 공동체, 남의 평가보다는 자신의 기호와 생각, 각각의 소비보다는 문화적 공감을 중요하게 보고자 하는 심리의 반영일 것이다.

여기에 앞만 보고 달리며 성공만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옆과 뒤도 바라보고자 하는 마음도 담겨있다. 이러한 점들을 주목해 작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할 듯 싶다. 분명한 것은 '당당한 촌티'는 더 이상 문화 지체로써 나타나는 촌티가 아니라 문화의 첨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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