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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등록일 조회수
193 '사랑은 식는 것이 아니라 익는 것!' 2015-06-02 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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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간통죄 폐지 이후 새삼 부부관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980년대 초반 인구 1000명당 ‘이혼하는 커플 수/결혼하는 커플 수’를 의미하는 조(粗)이혼율이 5~6%로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 당시 ‘당신은 왜 결혼하셨습니까?’ 질문해보면 “전통적 관례이므로”, “남들이 다 하니까”, “자식을 낳아 대를 이으려고” 등의 응답이 주를 이뤘다. 한데 조이혼율이 45% 이상으로 치솟은 2000년대 초반 동일한 질문을 던져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으므로”, “부모로부터 당당히 독립하기 위해”, “정서적 심리적 안정을 얻기 위해”라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부부관계의 중요성 갈수록 강화
우리네 결혼문화가 ‘제도(institutional)결혼’으로부터 ‘우애 (companionship)결혼’을 향해 패러다임 전환을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통계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50~60대 부부를 대상으로 먼저 남편에 대한 아내의 기대를 질문해보면 경제적 능력→아빠 역할→부부간 사랑→만족스런 성생활→가사 및 양육 지원의 순으로 높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부인에 대한 남편의 기대는 알뜰한 살림살이→엄마 역할→만족스런 성생활→부부간 정(情)→생활력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부 자신보다는 부모자녀 관계의 비중이 높고 배우자에 대한 기대 또한 남편은 돈 잘 벌고 부인은 살림 알뜰히 하는 ‘역할 중심’의 제도가족적 특성을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하지만 30~40대로 오면 기존의 순서가 바뀌어 부부간 사랑과 만족스런 성생활에 대한 기대가 경제력이나 부모 역할에 대한 기대를 앞서기 시작한다. 가족의 중심이 부모-자녀 관계로부터 부부관계 쪽으로 서서히 이동해가면서 주어진 역할 못지않게 부부관계의 질(質)을 중시하는 우애가족적 특징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저출산 및 고령화의 여파로 자녀 수가 급격히 줄어든 대신 평균수명이 빠른 속도로 연장되면서, 자녀를 모두 출가시킨뒤 부부만 다시 남게 되는 ‘빈둥지(empty nest) 가족’ 시기가 출현한 것 또한 부부관계의 중요성을 강화시키는 데 기여했다.

조부모 세대의 가족주기 상에는 빈둥지 시기가 존재하지 않았다. 다산(多産)에다 평균수명도 짧았던 시절에는 막내를 결혼시키기 전에 배우자(주로 남편)가 사망해 부인 홀로 노후를 지내는 유형이 가장 일반적이었음은 물론이다. 덕분에 제도결혼 하의 부부는 ‘소 닭 보듯이’만 하지 않는다면 별 불만없이 백년해로하는 것이 관례였다. 반면 요즘 우애결혼 아래에서의 부부는 배우자를 향한 기대가 높아진 만큼 불만도 그에 비례해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결혼의 안정성이 눈에 띄게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서구에선 이미 현대사회 특성의 하나로 ‘사랑이 종교의 지위를 점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 바 있다. 과거에는 사회적 성공과 출세, 타인으로부터의 존경과 명예에 높은 가치를 부여했다. 그러나 오늘날은 보다 순수하고 절대적인 기쁨을 추구하는 경향이 증가하면서 현대인들이 새롭게 발견한 가치가 바로 친밀성이요, 부부간 사랑이야말로 친밀성의 정수라 보는 것이다.

다만 새로운 트렌드 앞에 서고 보니 지금까지 부모 자녀 중심의 가족 규범에 익숙해 있던 제도가족 세대로선 부부 중심적 규범이나 가치관이 빈약하기도 하거니와 낯설기도 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한국의 엄마들은 아들을 낳는 순간 남편과 이혼(?)하고 아들과 재혼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지 않던가. 이제 우리도 새로운 트렌드에 적응해가면서 부부 중심의 가족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는 기반을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사랑에 부여된 편견과 고정관념을 걷어내는 일이 시급한 것 같다. 일단 사랑이 젊음의 특권이 아님은 자명해졌다. 길고 긴 생애주기를 거치는 동안 이혼이든 사별이든 뜻하지 않게 배우자와 이별하는 아픔을 겪는 일이 늘어날 것이다. 쉰 예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 예기치 않게 나의 반쪽을 만나는 행운을 거머쥐는 일 또한 빈번해질 것이 확실하다.

문제는 여전히 ‘사랑=열정적이고 낭만적’이란 환상에 갇혀 있어, 안 보면 보고 싶고 얼굴 마주하면 가슴 떨리던 상대와 결혼했는데 결혼과 더불어 사랑의 열정과 낭만이 흔적도없이 사라지는 상태를 참지 못한 커플들이 외도를 하거나 이혼-재혼을 반복하는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는 사실일 게다.

실제로 지금도 공공장소에서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걷는 중년의 남녀나 식당에서 서로에게 반찬을 건네는 초로(初老)의 커플을 만나게 되면, 십중팔구 ‘부적절한 관계’일 가능성이 높음을 그 누가 부인할 것인가.

이혼하지 않는 비결은 ‘신뢰’
조이혼율 50%를 넘나드는 미국에서 평생 해로하는 부부를 대상으로 이혼하지 않는 비결(?)을 물은 결과, 가장 빈번하게 언급된 단어는 부부간 ‘신뢰’로 밝혀졌다. 젊은 시절의 사랑이 시간이 지나는 동안 신뢰로 승화되면서, ‘사랑은 식는 것이 아니라 익는 것’임을 삶 속에서 실천에 옮기는 부부들이 행복한 결혼생활의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결국 사랑도 나이를 먹으며 성숙해가는 것일진대, 젊은 시절의 가슴떨림이나 열정 못지않게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익숙해서 굳이 말이 필요 없는 상태를 사랑의 목록에서 배제할 이유는 없을 게다.

영국의 사회학자 A. 기든스는 부부의 일상 속에서 민주적이고 평등한 관계가 실현되지 못한다면 정치의 민주화든 경제의 민주화든 사상누각이 될 것이라 주장한 바 있다.

간통죄 폐지는 부부 중 일방의 책임이 있을 때만 이혼을 인정하던 유책주의로부터 부부 쌍방의 자율적 선택을 중시하는 파탄주의 (no fault divorce)의 흐름을 받아들인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일부일처제는 사랑과 신뢰에 입각해 결혼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부부의 각별한 노력 없이는 쉽게 유지될 수 없는 제도임을 마음 속 깊이 새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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