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가 백화점 등에서 쇼핑할 때 보이는 행동에 차이가 있다. 여성은 장시간 이곳저곳을 돌아다지면서 물건을 고르지만 남성은 목표했던 물건을 사면 즉시 백화점을 떠나고 싶어한다. 이런 차이가 부부 싸움으로 비화되기도 한다. 그런 차이가 왜 생길까? 과학자들에 따르면, 그것은 원시 인류 시절 시작된 남녀 차이다. 인류 조상들의 생활 습관이 현대의 쇼핑 스타일에서 재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원시 시대의 여성은 주로 과일과 같은 식물성 먹거리를 이것저것 수집하는 기술을 익힌 반면 남성들은 사냥을 해서 동물을 잡아오는 기술을 주로 익혔다. 식량 조달에서 분업이 이뤄진 것이다. 이런 분업의 형태가 수만 년 동안 유지 되면서 오늘날 남성과 여성의 쇼핑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남녀의 식량 조달 방식 차이는 현대의 소비환경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여성은 백화점이나 시장에 가면 장시간 동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갖가지 물건을 탐색하는 것을 즐긴다. 여성들은 옷가게, 구둣가게, 장신구 가게 등을 찾아 상품 진열대 사이를 몇 시간이고 돌아다닌다. 많은 여성들이 그런 행동에 별 피로감을 느끼지 않고 즐겁다고 말한다.

그러나 남성은 여성의 그런 행동을 따라하지 못한다. 남성은 자기가 살 물건을 백화점에 가기 전에 결정을 하고, 해당 물건을 구입하면 더 이상 백화점에 머물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여성의 쇼핑 스타일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이라고 투덜댄다.

남녀는 여행을 다닐 때도 행동에서 차이가 난다. 여성은 맨 먼저 쇼핑을 원하지만 남성은 여기저기 관광지의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싶어 한다. 남녀는 상대방의 그런 태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다투기도 한다. 이런 남녀 차이는 앞서 말한 원시 시대의 식량 구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이해 가능하다. 즉 남성은 낯선 곳에 가면 어떤 사냥감이 얼마나 있는지를 살피고 싶어 하지만 여성은 열매 등을 채취해야 하기 때문에 열매가 많이 있을 법한 장소로 먼저 달려가려고 싶어한다. 현대 사회의 남녀 쇼핑 스타일에서 원시 시대 조상들의 식량 구하기에 나서는 전략과 기술, 행동이 그대로 들어난다.

인류 조상의 여성들은 먹을 수 있는 과일이나 뿌리를 구하는 작업을 집 가까이서 하는데 이는 침입자나 맹수 등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여성들은 방향 감각이 남성에 비해 뒤떨어진다. 여성들은 가능한 한 식량 채취를 위해 집에서 멀리 가지 않기 때문에 지형지물이나 방향을 익히는 감각이 발달하지 않았다. 남성들은 사냥감을 쫓아 들과 산을 헤매야 했기 때문에 항상 지형지물을 살피거나 방향 감각을 익힌다. 남성의 그런 능력은 여성에 비해 매우 뛰어나다.

여성들은 먹 거리 채취 작업을 할 때 열매 등을 운반하기 위해 들고 간 바구니 등 들것에 가득 채우려 했다. 오늘날 여성들이 양 손에 다 들지 못할 정도로 물건을 사는 것도 과거의 습성 탓이다. 여성들은 동료 여성이나 어린이들과 함께 집단으로 식량 채집 작업을 했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친구와 쇼핑을 하면서 잡담을 즐긴다.

여성들은 먹 거리를 채취할 때 독이 든 과실 등은 피해야 하기 때문에 먹 거리의 색깔, 냄새 등에 예민했다. 즉 안전한 식량만을 구하기 위한 작업을 하는데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또한 어떤 과실이나 뿌리가 어느 계절에 수확할 수 있는지를 기억해야 했다. 이런 탓에 오늘날에도 여성 소비자들은 언제 어떤 물건을 사야할지를 잘 알고 있다. 여성들은 안전한 먹거리를 채취하기 위해 신중히 작업했던 것처럼 오늘날 물건을 고르는데도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시간이 있는 한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그러나 남성은 물건을 잘 살피는 능력이 거의 없다. 대충대충 살피면서 살 물건을 결정한다. 자세히 살피지 않아 집에 가지고 가서야 아차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왜 이럴까? 원시시대의 남성들은 사냥감을 잡았을 경우 그것을 자세히 살필 필요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사냥감의 고기나 가죽이 필요한 것이지 사냥감의 크기나, 색깔, 냄새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이런 모습은 오늘날 남성이 쇼핑 시에 물건을 거의 살피지 않고 덜컥 구입하는 태도의 이유를 설명해준다.

그러나 남성은 쇼핑가기 전 태도에서 여성과 큰 차이가 있다. 우선 백화점에 가기 전에 어떤 물건을 살지를 정하고 그것을 구입하면 백화점을 즉시 나온다. 이런 태도는 원시 사회에서 남성이 사냥을 하면 그것을 즉시 집으로 가져가는 것이 중요했던 데서 연유한다. 사냥감을 즉시 집으로 운반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거나 부패할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남성은 사냥할 때 어린이나 여성을 동반치 않는데 그것은 사냥에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남성은 또한 공동으로 수렵하는 경우가 아니면 사냥을 떠날 때 동료 남성과 동행치 않았다. 사냥감을 분배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런 태도는 오늘날 남성의 쇼핑 스타일에서 확인된다. 남성은 쇼핑하러 가면서 여성과 동행하는 것을 꺼리거나 동료들과 몰려다니지 않는다.

남녀의 쇼핑 스타일 차이는 물론 모든 남녀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단지 평균적인 태도일 뿐이다. 이런 차이를 익혀두는 것은 부부간의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고 서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